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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수요 · 2026. 09. 14.

가동률은 낮은데, 새 야영장은 왜 계속 생길까

수요가 좁아지는 동안에도 야영장 인허가상 개업은 계속되고 있다. 신규 개업 숫자를 시장 성장으로 오해하지 않고, 경쟁 밀도와 실제 판매 가능한 객실·사이트 수로 다시 읽어야 한다.

지난주에는 일반야영장의 평균 가동률이 17.9%라는 숫자를 통해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선택받는 곳으로 좁아지고 있다고 썼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나온다. 가동률이 낮은데도 왜 새 야영장은 계속 생기는가.

이 질문은 신규 사업 검토에서 꽤 중요하다. 시장이 어렵다는 기사만 보면 개발을 멈춰야 할 것 같고, 신규 개업 숫자만 보면 아직 성장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두 숫자는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같은 시장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

258곳은 ‘호황’의 숫자가 아니다

행정안전부 인허가일자를 기준으로 정리한 캠핑도감 자료에는 2026년 9월 14일 현재 새로 문을 연 야영장이 258곳으로 표시돼 있다. 지난 브리핑 이후에도 9월 7일 제주, 9일 공주, 10일 제주에서 새로운 개업 기록이 추가됐다. 2024년 연간 422곳, 2025년 연간 331곳보다 흐름은 둔화됐지만, 올해도 공급 유입 자체는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2026년 수치는 아직 연중 집계이므로 연간 증감률로 단정할 수는 없다.

여기서 가장 먼저 경계할 것은 ‘신규 오픈 258곳’을 ‘새로 개발된 상시 운영 캠핑장 258곳’으로 바꾸어 읽는 일이다. 이 집계는 행정 인허가일자를 기준으로 하며, 해수욕장에 계절적으로 열리는 야영장과 기존 시설의 행정상 신규 기록도 포함될 수 있다. 개별 야영장의 사이트 수나 글램핑 객실 수, 실제 예약 판매 개시일도 이 숫자만으로는 알 수 없다. 신규 개업은 총유입이고, 시장의 순증은 폐업·휴업을 함께 빼야 계산된다.

현재 같은 자료에는 전국 캠핑장 3,101곳이 수록돼 있고, 이 가운데 휴업·휴장 상태가 134곳으로 표시되며 폐업·말소 16곳은 목록에서 제외돼 있다. 이 숫자 역시 현장 영업 여부를 완전히 보증하지는 않는다. 한국관광공사 고캠핑의 시설 정보와 행정안전부의 영업 상태를 매일 맞춘 행정 데이터이기 때문이다. 개업과 휴업이 동시에 쌓인다는 사실은 시장이 단순히 팽창하거나 붕괴하는 것이 아니라, 진입과 이탈이 함께 일어나는 교체 국면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새로 들어오는 곳보다, 이미 둘러싼 곳을 봐야 한다

공급은 균등하게 퍼져 있지 않다. 9월 14일 기준 경기 750곳, 강원 555곳으로 두 지역만 합쳐 1,305곳이다. 전국 수록 시설의 약 42%가 두 지역에 몰려 있다. 특히 가평 200곳, 포천 150곳, 영월 106곳처럼 특정 시군의 경쟁 밀도는 훨씬 높다.

이런 지역에서 “캠핑 인구가 몇 명인가”라는 전국 단위 질문은 사업성을 설명하는 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객이 실제로 비교하는 이동시간 안에 몇 개의 대체지가 있고, 그중 몇 개가 같은 가족 고객과 같은 가격대, 같은 날씨 조건에서 경쟁하는지를 봐야 한다. 신규 야영장은 시장 전체의 수요를 받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기존 시설이 받던 예약의 일부를 가져와야 출발할 수 있다.

그래서 새 사업의 첫해 매출을 계산할 때 신규 수요를 전부 더해서는 안 된다. 수도권 90분 생활권에 이미 가족형 글램핑이 촘촘하다면, 새 객실은 ‘늘어난 캠핑 수요’가 아니라 기존 시설에서 이동해 온 예약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공급 수가 적더라도 체류 목적이 약하고 계절이 짧은 지역은 빈 시장이 아니라 수요가 성립하지 않는 시장일 수 있다.

사업성 검토는 개소 수에서 판매 재고로 넘어가야 한다

CAMP AXIS가 신규 프로젝트를 볼 때는 세 겹의 공급 지도를 따로 그릴 필요가 있다. 첫째는 인허가상 개업·휴업·폐업 현황, 둘째는 실제 예약을 받고 있는 운영 시설, 셋째는 고객이 살 수 있는 사이트와 객실의 수다. 캠핑장 1곳과 글램핑 20동은 같은 한 곳이지만, 매출과 경쟁에서는 전혀 다른 공급량이다.

여기에 60분·90분·120분 이동권을 나누고, 토요일과 평일의 판매 재고를 분리해야 한다. 신규 사업의 기본 가정은 ‘시장이 커져서 채워지는 객실’이 아니라 ‘기존 선택지에서 전환시켜야 하는 객실’이어야 한다. 전환의 이유가 가격뿐이라면 개장 초 할인은 가능해도 장기 수익성은 약하다. 아이가 머무는 시간, 우천 시 사용할 공간, 부모의 관리 부담, 재방문의 이유처럼 가격 이외의 선택 조건이 설계돼야 한다.

단계 개발도 같은 이유로 중요하다. 인허가 가능 면적을 한 번에 채우기보다 첫 운영구역에서 실제 예약 전환율과 객단가를 확인한 뒤 다음 구역을 여는 편이 안전하다. 공급 유입이 계속되는 시장에서는 크게 시작하는 것보다, 무엇이 팔리는지 빨리 확인하고 고칠 수 있는 구조가 더 강하다.

새 야영장이 계속 생긴다는 사실은 시장이 좋다는 증거도, 진입하면 안 된다는 경고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이제 빈 땅은 기회가 아니라 가설이다. 그 가설은 전국 캠핑 인구가 아니라, 이동권 안의 실제 판매 재고와 고객이 기존 선택을 바꿀 이유로 검증해야 한다.

※ 참고자료

  • 2026년 신규 오픈 캠핑장 — 캠핑도감, 행정안전부 인허가일자 기준·2026년 9월 14일 갱신
  • 전국·지역별 캠핑장 현황 — 캠핑도감, 한국관광공사 고캠핑·행정안전부 지방행정인허가데이터 기반·2026년 9월 14일 갱신
  • 캠핑관광 현황 —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 개·폐업·사이트 수·목적지 검색 데이터 설명, 2026년 9월 14일 확인

이 글은 김형철의 현장 경험과 액시의 자료 정리를 바탕으로 함께 작성했습니다. 야영장을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운영되는 구조로 보기 위한 CAMP AXIS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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